축구화 스터드와 무릎, 십자인대 수술 뒤 달라진 선택
저는 축구를 취미로 즐기는 30대 직장인입니다. 2024년 8월 말에 아마추어 대회 준비로 지인의 팀이랑 연습경기가 있었고 저는 왼쪽 풀백으로 출전했는데, 불의의 사고로 우측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당했습니다. 다행히 반월판은 살았구요.
각설하고 십자인대 수술을 하고 나서는 축구를 다시 하고 싶은데 무릎에 부담은 줄여야되다보니 구매전 스터드를 고려하는 순서가 바뀌었달까요. 예전에는 착용하는 선수가 누군지(KDB나 호날두가 신는 것은 왠지 축구화가 나도 PL급 패스나, PL급 슛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지 않을까 하는 착각을 하게 하죠, 물론 나이키의 마케팅이 전부이긴 합니다), 디자인 등 어퍼 소재와 색상을 먼저 봤다면 지금은 밑창을 뒤집어 높이와 배열부터 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제 취향은 TF, AG, FG 순입니다.
물론 이건 제 개인적인 선호이기 때문에 부상 예방 공식이라 말하기는 어렵고요(물론 그렇게 받아들이시는 분들도 없으시겠지만요), 제 수술 이력과 복귀 과정에서 생긴 선택이라 봐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무엇보다 무릎이 돌아가면 안되기 때문에 발이 바닥에 깊게 걸리는 느낌보다, 이동하면서 필요할 때 자연스럽게 돌아나오는 느낌을 더 좋아합니다.

무릎을 의식하는 동작
제가 팀에서 소화하는 주 포지션은 센터백과 수비형 미드필더입니다. 뒤로 물러나다 상대가 방향을 바꾸면 옆으로 발을 디디고 돌아서야 합니다. 저는 이때 앞발이 구장에 강하게 고정되는 느낌이 들면 좀 아차 싶더라구요.
스터드가 너무 없다보면 미끄러질 수 있고, 너무 높으면 원하는 순간에 발이 빠지지 않는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그 중간 느낌을 찾고 싶어서 여러 가지로 고민을 해봤는데 뻔한 얘기지만 결국에는 잔디 길이와 그에 따른 스터드 선택이 일단 제일 중요하고, 그 다음에 체중과 움직임이 함께 작용하는 것 같아요. 평소에 부상 방지를 위해 근력운동과 유연성 운동, 그리고 야구선수가 피칭 연습하듯 축구 경기에 가기 전에 킥 모션을 이미지 트레이닝 하는 것도 유난이라 생각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안 다치려면 이건 정말 정말 중요해요!
잔디와 스터드 사이의 부상 위험은?
부상 중에 병원에 누워있다보니 되게 시간이 안가더라구요. 그래서 축구 경기와 부상에 대한 연구도 ai로 찾아봤는데, 스터드와 부상을 다룬 연구는 특정 밑창이 언제나 위험하다고 단순하게 결론내리지 않습니다. 밑창과 표면의 조합에 따라 직선 접지와 회전 저항이 달라지고, 접지는 성능에 필요하지만 회전 저항이 과하면 관절 하중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다룹니다.
아시겠지만 연구 환경과 동네 구장은 다르기도 하고, TF를 신는다고 무조건 재부상이나 재손상 위험이 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신발은 재활, 근력, 피로와 경기 강도 중 하나의 조건일 뿐입니다. 따지고 보면 제가 부상 당할 때도 tf를 신고 있었지만 상대방 태클을 잘못 맞았기 때문에 발생한거라, 매너좋은 상대 만나는 것도 중요합니다(어쩌면 제일 중요하죠).
수원 세 구장에서 달라진 선택
| 구장 | 먼저 고른 밑창 | 이유 |
|---|---|---|
| 수원월드컵 인조구장 | TF 또는 AG | 상태 좋은 날엔 모렐리아 AG도 사용 |
| 황구지천 축구장 | TF 또는 낮은 AG·MG | 도착한 날의 상태를 보고 결정 |
| 만석공원 축구장 | TF | 세 곳 중 가장 보수적으로 접근 |
위 표는 공식 품질 등급은 아니고 제가 뛰었던 날의 상태와 복귀 후 선호를 적은 메모입니다. 유지 보수 시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으나 수원 월드컵은 진짜 잔디가 좋은 편입니다 수원에서는!

축구화를 구입하거나, 경기장에 들고갈 한 친구를 고르신다면?
먼저 자주 가는 구장을 한 곳이 어딘지를 명확히 하시고, 이전 경기나 최근 경기에서에서 미끄러움과 스터드 압박 중 무엇이 더 컸는지 나눠 봅니다. 미끄러움이 문제였다면 TF에서 낮은 AG·MG 쪽으로, 압박이 문제였다면 반대 방향으로 비교해보는 게 좋겠죠?
마지막에는 매장에서 옆으로 움직여 봅니다. 의학적 판단은 정형외과에서 상의해야 하지만, 신발을 신었을 때 느끼는 불편함과 압박 위치는 누구보다 내가 잘 알기 때문에 구매 전에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접지력이 좋다’는 말의 의미가 저한테는 달라졌어요
수술 전에는 접지가 강하다는 평가를 거의 장점으로만 받아들였습니다. 지금은 어느 방향에서 강한지, 발이 돌아나와야 할 때도 저항이 남는지를 함께 생각합니다. 같은 인조잔디 구장이라도 잔디 길이나 충전재 상태가 크게 다르기도 하더라구요.
그래서 새 축구화를 구매하고 싶은 욕구가 들 때에는, 스터드를 보면서 한 번의 전력 질주보다 여러 번의 작은 방향 전환을 먼저 합니다. 제 기준은 기록을 단축하려는 것이 아니라 경기를 마친 뒤에도 무릎과 발바닥이 감당 가능한 신발을 남기는 쪽입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은 날에는 어떤 밑창을 신어도 강도를 낮췄습니다. 장비 선택이 복귀 상태를 대신해 주지는 않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