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축구화, 가죽 AG 대신 TF를 신었던 이유
저는 일요일마다 조기축구 경기가 있는데, 비 오는 날에는 항상 뭘 신고 나갈까 걱정이 많이 되죠. 다치지는 않을까..
제가 비오는 날에 축구화를 챙길 때면 모렐리아 2 재팬 AG를 두고 베이퍼 15 프로 TF를 골랐습니다. 내가 사랑하고 아끼고 애정하면서 동시에 비싼 가죽 축구화를 젖게 하고 싶지 않았고, 경기 뒤 말리고 손질하는 일까지 생각하면 인조 어퍼가 마음 편했습니다.
근데 접지력은 괜찮았냐? 하면 요건 좀 별개의 문제긴 해요. 앞선 글에서도 언급했다시피 비가 온 인조잔디에서는 TF 돌기가 밀리는 순간이 있었어요. 관리가 편한 신발과 젖은 바닥을 잘 잡는 신발이 제게는 같은 말이 아니었습니다.

가죽 AG를 두고 나온 이유
비가 안오는 날에는 보통 미즈노를 신는데, 저는 모렐리아 가죽 어퍼 특유의 발을 감싸는 느낌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땀 때문에 축구화가 젖으면 물을 먹은 뒤 형태와 건조 상태를 신경 써야 했고, 그래서 매번 다음 경기까지 관리할 자신이 없는 날에는 꺼내지 않았습니다. 대다수 구장에는 비가 그친 뒤에도 잔디와 충전재에 물이 남아 있었습니다.
베이퍼 TF는 270mm에서 발볼 트러블이 적었습니다. 젖은 양말을 신어도 중족부가 심하게 조이지 않았고, 닦아 두는 과정도 가죽보다 부담이 적었습니다. 비 오는 날 주력이 된 이유는 이 실용성에 가까웠습니다. 근데 사실 자금난 때문에 지금 하나를 영입 못하고 있긴 한데, 막 신을 수 있으면서 동시에 접지력 좋은 축구화를 새로 들이고 싶기는 해요. 아마 사게 된다면 아디다스나 푸마 쪽에서 하나를 들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젖은 인조잔디에서 느낀 TF의 한계
평소에는 낮고 촘촘한 돌기가 편했지만 물기가 생기면 제동에서 손해가 났습니다. 센터백으로 뒤로 물러나다 전진할 때, 수비형 미드필더로 몸을 열고 방향을 바꿀 때 발이 살짝 흐르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비가 오면 무조건 AG가 낫다는 뜻도 아닙니다. 스터드가 긴 신발은 구장 상태와 제 무릎에 다른 부담을 줬습니다. 저는 접지를 조금 포기하고 익숙한 핏과 낮은 돌기를 택한 셈입니다. 만약 새 친구를 들인다면 아디다스의 2g/3g 스터드 또는 푸마 mg 스터드를 선택할 것 같아요. 더 마음이 가는 건 이번 월드컵 보면서 하이퍼패스트 2g3g가 탐나더라구요? 근데 월드컵 컬러는 2g3g 출시가 안된 것 같아서(제가 못 찾는건지) 보류중입니다.
출발 전에 확인하는 세 가지
| 확인할 것 | 제가 보는 이유 |
|---|---|
| 비가 멈춘 시간 | 비 예보보다 실제 표면에 남은 물이 중요했음 |
| 잔디 길이와 충전재 | TF 돌기가 닿을 바닥인지 판단 |
| 갑피 소재와 건조 시간 | 경기 뒤 관리 가능한 신발을 선택 |
구장에 도착하면 워밍업 때 셔틀런을 하면서 급제동을 한 번 해봅니다. 그날의 미끄러움이 예상보다 크면 보폭과 방향 전환 강도를 조절했습니다. 신발 이름보다 당일 바닥을 직접 확인하는 과정이 더 유용했습니다.

지금도 비 오는 날 TF를 신을까
가진 신발이 당시와 같다면 다시 베이퍼 TF를 고를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수원월드컵처럼 잔디 상태가 좋고 비가 많이 오지 않았다면 낮은 AG나 MG도 함께 챙기고 싶습니다. TF 하나가 모든 젖은 인조잔디에 맞지는 않았습니다.
저에게 비 오는 날 축구화는 가장 강하게 바닥을 잡는 신발이 아니라, 관리할 수 있고 발에 맞으며 미끄러움의 한계를 이미 아는 신발이었습니다. 익숙한 단점을 알고 움직이는 편이 낯선 접지를 믿는 것보다 편했습니다.
여자친구가 다음 경기에서는 제 무릎이 안전할 수 있도록 하이퍼패스트 2g3g를 사는 것을 허락해줬으면 좋겠네요!(이왕이면 사주면 더 좋겠지만,,,,,,,,)
경기 뒤 말리는 시간도 선택에 넣었습니다
젖은 신발은 끈과 깔창을 분리하고 통풍되는 곳에서 말렸습니다. 뜨거운 바람을 가까이 대면 갑피와 접착 부위에 부담이 갈 수 있어 자연 건조할 시간을 확보했습니다. 다음 날 다시 신어야 한다면 가죽보다 합성 갑피를 고르는 이유가 더 커졌습니다.
안쪽이 완전히 마르지 않으면 착화감도 달라지고 냄새도 남습니다. 비 오는 날 축구화를 고르는 일은 경기 중 접지뿐 아니라 경기 뒤 관리와 다음 사용 시점까지 포함한 선택이었습니다.
